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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찬미' 이종석·신혜선, '참'으로 살려고 '死'를 택했다

December 05.2018
  • '사의찬미' 종영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 '사의찬미' 종영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당신은 지금 살고 있소?" "아니오, 그러나 死를 바라고 있소. 참으로 살려고." 김우진의 시 '死와 生의 이론'은 윤심덕이 작사하고 가창한 '사의 찬미(死의 讚美)'와 같은 마음을 담고 있었을까.

    지난 5일 SBS TV시네마 '사의찬미'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사의찬미'는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 극작가인 김우진의 일화를 그린 작품으로, 100여년 전 가장 암울했던 시대 속 누구보다 아팠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해당 작품은 단 3부작(총 6회) 방송으로 진행됐지만, 어떤 장편드라마 못지않은 깊고도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윤심덕의 삶은 물론, 작가 김우진의 삶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하며 뜻깊은 단막극을 탄생시켰다.

  • '사의찬미' 마지막회 스틸컷 / 사진: SBS '사의찬미' 제공
    ▲ '사의찬미' 마지막회 스틸컷 / 사진: SBS '사의찬미' 제공
    일제강점기, 동경 유학생이던 김우진과 윤심덕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쓸렸지만, 둘만의 사랑을 즐길 수 없었다. 김우진에게는 대쪽 같은 아버지와 사랑 없이 결혼한 아내가 있었고, 윤심덕에게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다. 이에 김우진은 일부러 윤심덕과 거리를 두려 했고 자신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것도 알렸지만, 이들의 사랑은 끊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주변의 상황은 점점 악화, 두 사람을 향한 압박은 더 커져만 갔다. 김우진은 조국 독립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이 한스러워 글로나마 뜻을 표현하려 했다. 윤심덕 역시 우리말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라면 가리지 않고 올랐다. 하지만 그들에겐 암울한 시대로 인한 아픔, 아픈 손가락처럼 결코 베어낼 수 없는 가족의 존재만 무겁게 다가올 뿐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삶'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김우진은 온 힘을 기울여 쓴 희곡 한 편을 남긴 채, 윤심덕은 '사의찬미'라는 노래 한 곡의 녹음을 끝낸 후 함께 관부연락선 덕수환에 올랐다. 김우진과 윤심덕이 아닌, 각자의 호 김수산과 윤수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린 밤, 마지막일지도 모를 춤을 추고 서로에게 입을 맞춘 뒤 함께 사라졌다.

  • '사의찬미' 이종석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 '사의찬미' 이종석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김우진의 작품세계에 대해 조명하며 매회 엔딩을 김우진의 시, 또는 작품에서 인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마지막을 장식한 김우진의 시 '死와 生의 이론'은 두 사람이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를 담아내고 있는 듯 보여,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그간 다뤄진 동명의 작품들에서 김우진의 캐릭터를 다소 유약하게 그렸다면, 이번 드라마 '사의찬미'에서는 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작가 김우진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렸다. 이종석은 많은 대사와 터뜨리는 감정 표현 없이도, 시대에 고뇌하고 사랑에 아파하는 김우진의 감정을 섬세하고 내밀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종석은 이번 '사의찬미'에 노개런티로 출연, 단막극 활성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정상급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다한 것은 물론, 첫 시대극 속에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다시 입증하며 똑똑한 필모그래피를 이어가게 됐다.

  • '사의찬미' 신혜선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 '사의찬미' 신혜선 / 사진: 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신혜선은 스토리에 맞춰 고조되는 윤심덕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고도 깊이 있게 담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그가 맡은 윤심덕은 당대 신여성의 아이콘이자,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타이틀을 가진 인물이다.

    특히 신혜선은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캐릭터의 눈빛, 감정,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호평을 얻었다. 사랑에 있어 적극적이고 당당했던 20대의 '윤심덕'과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며 한층 성숙해진 30대의 '윤심덕'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신혜선은 강인함 속에 감춰져 있던 여린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눈물샘을 자극했고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다 가도 순식간에 쓸쓸함을 느끼는 등 풍부한 연기 스펙트럼을 소화했다. 이렇듯 신혜선은 짧은 호흡으로 진행된 시대극 '사의찬미'를 통해 탄탄한 내공을 겸비한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시켰다.

  • '사의찬미' 포스터 / 사진: SBS '사의찬미' 제공
    ▲ '사의찬미' 포스터 / 사진: SBS '사의찬미' 제공
    드라마 '사의찬미'는 이처럼 아픔 속에서도 피어난 예술과 사랑에 대해 다루며, 2018년을 사는 우리에게 100여 년 전 시대의 슬픔, 청춘의 아픔, 진흙 위 연꽃처럼 피어난 예술,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모두 보여줬다. 3일이라는 방송 기간임에도, 길고 깊은 여운으로 남게 될 이유다.

    '사의찬미'를 통해 호평을 얻은 두 배우는 각각 차기작에 열중하고 있다. 이종석은 내년 1월 26일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출연한다. 신혜선 역시 영화 '결백' 출연을 확정 짓고, 현재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SBS '사의찬미' 후속으로, 오는 10일부터 유승호, 조보아 등이 출연하는 '복수가 돌아왔다'가 방송된다. '복수가 돌아왔다'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부당하게 퇴학을 당한 강복수가, 어른이 돼 학교로 다시 돌아가 복수를 계획하지만, 복수는 고사하고 사건에 휘말리고 사랑도 다시 하는 엉뚱하면서 따뜻한 감성 로맨스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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